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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 보는 역사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 실제 역사와 비교해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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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에 이어 계속
 
 
 
하지만 역사 콘텐츠를 자주 즐기는 필자가 보아도 이 판단의 기준이 객관적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잘 알고있는 것엔 비판을 하고 잘 모르는 것엔 쉽게 관용하는 경향을 가진 대중들의 모습이 마치 이중적인 잣대를 내세우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역사 고증이 어떻게 되었든 대중들의 반응, 작품의 이미지가 흥행을 좌지우지 하는 것 같았는데 이러한 점이 콘텐츠 제작을 하는 데 있어 조심스럽고 주의스러워 진다는 것에 있어 나쁜 것이라 볼 수만은 없지만 요즘엔 특히 이런 현상이 역사 콘텐츠에 있어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
 

출처: 네이버 영화 '동주' 포스터

 
 
또한 아직까지 대중들은 사극을 즐기는 데 있어 역사 콘텐츠를 완전히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만 받아들이기엔 수용적이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솔직히 말해 필자 또한 그런 경향이 있다. 어느 정도 사극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엄중하고도 가볍지만은 않은 분위기가 있어야 흥미로움을 느끼는데, ‘나는 왕이로소이다’ 와 같이 그런 사극의 분위기를 깨버리면 보는 시청자들에겐 그 의도가 어떻든 거부감이 들게 된다. 대중들은 팩션 영화라도 어느 정도 기본적인 역사를 기반하고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즐기는 것을 원한다. 그 ‘선’이란 방금 말했듯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대중들이 익히 인식하고 있는 역사의 틀은 그대로 잇되, 보통 접해보지 못한 사실이나 자세히 알지 못하는 위인들의 성격에 우리와 같은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고 공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 작가가 만들어낸 허구적 상상이 재미 있으면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그렇게 이를 토대로 한 연출능력이 기반 되어야 그 작품이 높게 평가되는 것이다.
 
앞서 말했던 것들에 최종적으로 정리를 해서 알게 된 사실은 바로 ‘대중들의 심리를 잘 파악한 작품이 좋은 작품이 된다.’ 라는 것이다. 그래서 안 그래도 반중 감정이 깊어져 가던 때 중국 문화가 드라마에 언급되어 큰 파장과 논란을 일으켰던 것처럼 역사적 흐름을 따져봤을 때 크게 문제가 없음에도 좋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진행될 역사 미디어의 동향

 
이처럼 혹평이든 호평이든 현대에 들어 더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역사 콘텐츠는 예전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콘텐츠에서 보여지는 고증 관련 내용은 시대가 지날 때마다 달라졌는데 약 20여년 전만해도 주로 실제 인물을 따다 기록되어 있는 역사를 그대로 참고해서 만든 작품들이 많았다. 
 

출처: tvn 드라마 '세작' 포스터

 

출처: 나무위키, 드라마 '홍천기' 포스터

 
 
그러다 점점 실존 인물이 주인공이 아닌, 그 주변의 가상인물들이 등장함으로서 사건 전개를 하거나, 아예 가상의 인물이 주인공이 되어 그 시대의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으로 역사 콘텐츠에서의 인물을 다루는 표현방식이 변화되어갔다. 이는 작품 자체가 픽션일지 몰라도 등장인물 중 일부가 실존인물들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논란을 피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사극이라는 소재만 차용하고 완전히 다른 세계관과 인물들을 사용하거나, 또는 실제 역사 속 인물을 사용하되 현실성이란 게 완전히 느껴지지 않도록 판타지, 팩션이란 것을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기도 했다.
 
 

출처: 나무위키, 웹툰 '해시의 신루' 포스터

 
 
2022년 현재까지 거슬러 와보면 대중들에게 드라마나 영화로 접해졌던 역사 콘텐츠가 이제는 웹소설이나 웹툰, 뮤지컬, 게임 등으로 꽤나 자세하고도 흥미롭게 창작되어가고 있다. 이런 매체들이 이제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퍼지게 되면서 예전에 비해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콘텐츠로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앞으로도 역사를 주제로 한 팩션 작품들을 접하는 일은 국내외적으로 많아질 것이다.
 
 
 
 
 
 

그래서 말하고자 했던 바는,

최종적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것이다. 
어떤 일을 진행할 때 이 일을 통해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듯, 역사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이러한 관점이 필요하다. 
대중들이 과거보다 더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눈여겨 보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 생각하지만, 작품의 의도를 배제하고, 또 스스로 분석해보거나 생각해보지 않고 물타기식으로 까내리고 선동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누누이 말했듯이 대중들의 비판을 피해 오로지 고증에만, 대중들의 입맛에만 맞춘 작품들만 대거 나오게 될 것이다. 또한 어떤 것이든 작품을 만들 땐 ‘IF, ~ 했다면?’ 하는 가정으로 시작을 알리게 된다. 하지만 고증이 잘못 되었다 해서 무조건 창작의 가능성조차 막아버리면 대중들에게도 상상할 수 있는 기회와 역사적 가능성을 떠올리는 것을 막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게 된다. 
 
무언가 작품을 만드는, 같은 창작자로서 필자에게도 이런 비슷한 상황이 생긴다면 어떨지 생각해보았는데, 아무리 나 자신이 만들고 싶은 작품이 었었더라도 작품을 보는 관객들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고, 그러면 의도했던 바를 100퍼센트 보여주지 못하는 그저 그냥 그런, 개성적이지 못한 애매한 작품들만 나오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되면 이러한 작품 세계는 관객에게도 창작자에게도 성장할 기미가 없는 막막한 상황만이 만연해지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상황을 뒤늦게 깨닫고 수습하려 해도 이미 대중들이 작품을 보는 시각은 오랜시간을 걸쳐 그렇게 굳어졌기 때문에 더욱 고치기 어려워질 것이라 지금이라도 바뀌어져야 한다. 팩션 작품이라는 것에 허구된 연출이 가미되었다는 걸 대중들도 이미 알고 시청하는 것인데 역사 고증을 논하고 왜곡이라며 비판하는 것은 아직 시청자도 제작자도 팩션 작품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제작자들은 팩션 작품이라고 시작하기 앞서 잠깐 얘기하고 말기보다, 대중들은 작품을 비판만 하기보다, 제작자도 대중들도 다같이 그 기준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작품을 볼 때 ‘그럴 수도 있겠구나.’ ‘나는 다르게 생각해본다.’ 하는 대중들의 관용과 자각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바람과 달리 대중들의 관념을 한 순간에 바꾸기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대중들에게 접해지는 매체와 콘텐츠가 우선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분석하며 얘기했던, 역사 소재에 대한 표현 방식에 있어 주의한다는 것이나 대중들 반응과 현대 사회현상을 보고 제작한다는 것과 같이 말이다. 
더욱이 아까 말했던 것과 같이 우리나라 사극 매체가 이전에 비해 더욱 외국으로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끼칠 영향을 고려하여 자잘한 요소들은 배제하더라도 최대한 기본적인 역사 고증을 지키려는 노력은 보여주어야 한다.
작품들마다 본 회차 중간이나 시작 전에 특별편 같은 것을 만들어 실제 역사를 기반한 소재가 무엇인지, 작가의 창작으로 만들어낸 허구는 무엇인지, 왜 이런 허구적 요소를 만들어내서 작품을 창작하게 되었는지 등 흥미롭게 풀어내고 알려준다면 그 작품을 보기 앞서 대중들은 그 역사적 요소와 허구적 요소를 지금보다 너그러이 받아들이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 역사 기록 양이 전 세계 2등인데도 콘텐츠에서 다뤄지는 주제들은 늘 한정적이고 똑 같은 것이라 느껴져 왔다. 아니면 가상 배경에 가상인물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록을 참고해서 여러가지 창의적 가설들을 소재로 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이렇게 되면 대중들이 역사 콘텐츠를 바라보는 식견과 콘텐츠를 다루는 다양성이 넓어지지 않을까. 앞으로도 역사 콘텐츠에 대해 모두가 다양한 관점과 시각, 그리고 보다 더욱 작품을 대하는 사려 깊은 태도를 가지길 바라며 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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